역시 이 회사 어딘가 맛이 갔어! 내가 회사에 대해서 이야기를 이렇게까지나 나쁘게 이야기한 적은 없었는데, 역시 그 일기를 열어본 뒤로 내 회사를 다니던 완벽한 삶에 아주아주 큰 문제가 생기기 시작했어. 난 이제 회사에서 왕따라고! 전에 날 왕따시키는 것 같다고 이야기 했었는데, 정말 그런거였어. 다들 이젠 나 혼자 행복하지 않은게 이상한 병이라도 걸린 것 마냥 말을 걸면서 걱정하거나 별로라고 생각하거나 그러거든? 그러면서도 웃음은 잃지 않는거 있지! 아주 하루종일 방송국에서 촬영이라도 하고 있는거야 뭐야, 나한테 왜 그런식으로 구는건지 정말 하나도 모르겠어! 그들은 행복해보였어, 웃는 것만이 아니라 그냥 모든 것이 다 행복해보여. 말투나 억양 행동 하나하나에 진심으로 ‘나는 행복하다’가 적혀있다니까? ..이야기해서 뭐하겠거. 오늘의 이야기를 들려줄게.

 

XXXX.XX.XX

 

안녕! 회사가 변하고 있다는게 느껴지니? 잘 느껴지기를 바래. 다른 사람들도 우리가 찾은 그 절대적 행복을 눈치챈 모양이니까. 아니, 어쩌면 그들도 이미 찾았지만 나처럼 때를 기다리는 걸지도 모르지. 이 절대적 행복은 알고나서도 바로 받을 수 있는게 아니니까. 이렇게 이야기를 하면 정말 뭔지 모르겠지만, 어쨌던 그런 이야기야.

절대적 행복이 궁금하니? ...궁금한 만큼 나도 이야기를 해주고 싶지만, 그게 쉽지만은 않아. 그래서 한가지 부탁을 할까 해. 이걸 해서 챙겨두면 내가 아주 큰 힌트를 줄게.

 

피가 묻은 카드를 7장 가져와. 그럼 뭐든 들어줄게.

 

...저 이야기가 뭔지 알겠어? 피가 묻은 카드 7장이라니. 내 신용카드에 자해를 해서 묻혀오라는 것도 아니고, 카드가 한 종류만 있는 것도 아니고, 아주 이상하게 되었다니까, 그래서 실험을 해봤어. 편지 봉투에 아주아주 조금 손가락 끝만 바늘로 찔러서 한 번씩 찍었는데, 이게 아니라는 편지만 도착했더라고, 내 손가락만 아프고 아무런 일도 일어난게 아니라니까!? 어떻게 이럴 수가 있어. 그리고 내가 처음부터 하겠다고 한 적도 없었잖아. 항상 이런 식이야. 이 회사도 저 일기도. 내가 하고싶어서 한 건 아무것도 없었다고. 내가 하고싶은건 이런게 아니었는데 난 이런식으로 있을 생각이 없었다고, 내가 원했던 M..아니 회사는 결국 내가 원하는걸 들어주는게 아닌거야? 왜 이렇게 나를 괴롭게 하는거야, 절대적 행복이 뭐길래 나를 왕따시켜? 왜 나 말고 모두는 행복해? 내가 아직 말단이라서 아무것도 알려주지 않는거야? 나도 내가 하고싶은 말이 있다고, 행복하게 같이 퇴근을 한다던가 같이 이야기를 나눈다던가! 요즘 그 사람들이 하는 말은 전부 행복하다가 전부란 말이야! 이런 상황에서 내가 무슨 이야기를 더 해야 그 사람들 마음이 들겠어. 행복하냐고 물어보길래 아닌 것 같다고 했더니 나를 아주 무슨 죄인인 것 마냥 바라보지를 않나. 일기도 그걸 당연하다는 듯이 이야기하고 마음에 드는 구석이 하나도 없어,

아니 결국 나는 아무것도 모르다가 이렇게 시키는 일만 해야해? 나는 그럼 행복한 사람이 될 수 있는건가? 나는 행복한가? 행복해지는 건가? 나는..나는? 나? 나! 나는! 결국 내가 뭘 원하는지도 모르게 되어버렸다고!!!!!!!!!!

 

...미안해. 요즘 회사 분위기 때문에 진정하기가 어려워. 그날 행복하지 않다고 대답한 뒤로 나만보면 업무이야기를 하다가도 행복하냐고 물어보거든. ….그래서 조금 피곤한가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