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나는 M회사에 다니는 한 회사원이야. 본명을 밝히면 회사의 누군가가 나에게 찾아올 수 있을 것 같으니까 ‘킬시’라는 가명을 사용할게. 평소에 나는 큐릿을 구독만 할 뿐, 그 어떤 글도 쓰는 편은 아니었어. 내 이야기는 써봤자 무서울게 없었으니까. 하지만 이번에 글을 쓰는건 내가 겪은 일이 아주 특이하고 소름이 끼쳐 너희들에게도 알려주고 싶었어.

 우선 내 이야기를 마저 해보자면, 나는 M회사에서 마케팅 부서에서 일을 하고 있어. 마케팅 부서에서도 아직은 말단이라 상사가 시키는 일을 하거나 미팅에 따라가서 자료들 펼쳐보이는 정도의 가벼운 일들만 하고 있어. 아직 말단이다보니 미팅을 나가는 일은 적어서 주로 회사에 앉아 전화로 다른 회사에 연락하는 일을 받아서 하고있어. 내 자리에는 듀얼 모니터와 사양이 좋은 컴퓨터(M회사는 꽤 규모가 큰 회사거든!)가 있는데, 점심시간에 잠깐 식사를 하고 올라와서 남은 시간동안 쇼핑을 즐기려고 컴퓨터를 딱 켰더니 못 보던 메모장이 하나 있더라고? 일 하는 동안에도 그런 메모파일을 만들어두는 편은 아니고 그런 일을 하는 것도 아니라서 이 파일이 누가 나에게 남겨주는 편지 같은걸로 생각하고 그 .txt 파일을 열어버렸어. 아니, 차라리 그 파일을 그냥 지워버려야 했지. 하지만 그러지는 못했어. 나는 회사에서 이미 승진이 예정된 사람이었고, 그런 나에게 과장님이나 실장님이 남몰래 하고싶은 말이 있었다고 생각했거든.(다시 생각해보니 그럴거면 메세지를 보내는게 더 나았겠지만.) 무튼 나는 이걸 열었고, 그 내용은 내가 생각하던 편지와는 많이 다른 무언가가 있었어. 일기 말이야. 그래, 누군가 내 컴퓨터에 자신의 일기를 써버린거야. 나는 그 작성자를 보고 놀라지 않을 수가 없었는데, 바로 퇴사했다던 (사정상 가명을 사용할게.)A씨가 쓴 일기인거야. 퇴사를 했다더니!

 

먼저 나는 이 컴퓨터를 받았을 때, 포맷을 이미 한 번 해서 그 내용은 깔끔하게 다 말소되었다는 것을 미리 말해둘게.

 

A라는 작성자 명이 적힌 이 일기는 한 어플로 작성한 일기였는데, 글을 쓸려면 로그인을 해야한다고 했어, 하지만 로그인을 하려고 해봐도 내 컴퓨터인데! 로그인이 되지 않는거야. 그러니까 일단 생각하기로는 A씨를 사칭한 누군가가 내 컴퓨터에 몹쓸 짓을 해버렸다고 생각하고 있는데, 이건 A씨가 맞는 것 같아. 이 회사에 다시 돌아왔다는 이야기는 아직 듣지 못했지만, 이 일기의 내용이 그렇다고 하고 있어. 나는 이 일기의 내용이 몹시도 끔찍하기 때문에, 이 큐릿과 잘 맞을 것이라고 생각했고, 그래서 너희들에게 이 일기의 내용을 조금씩 보여줄까 해. 어떻게 생각하는지는 너희들의 자유야.